2020. 10. 7. 09:29ㆍ세상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13세 소녀가 가족·친척 11명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시킨 사례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이 소녀는 지난 6월 대규모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됐습니다. 잠복 기간을 고려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4일 뒤 소녀는 신속 항원 검사(rapid antigen test) 방식으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음성. 이틀 뒤 소녀에겐 코막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진단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서 소녀의 가족은 안심하고 휴가를 떠났습니다. 소녀의 부모와 두 명의 남자 형제, 그리고 여러 명의 친척과 한 숙소에서 함께 휴가를 보냈습니다.
4개의 각기 다른 주에서 모인 이들은 소녀의 가족을 포함해 총 20명에 달했고, 연령대도 9~72세로 다양했습니다. 20명 중 14명은 길게는 3주 동안 한 숙소에서 생활했습니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반면 나머지 친척 6명은 당일치기로 이곳에 방문해 야외에서만 머물다가 되돌아갔습니다.
그런데 휴가 막바지가 되자 한 숙소를 사용한 이들 14명 중 13세 소녀를 포함한 12명에게서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진단 검사 결과 12명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일치기로 야외에서만 머물다 간 친척 6명은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보건 당국은 감염 원인을 찾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노출 경험, 증상 등을 역학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들 중 휴가지에 오기 전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었던 사람은 13세 소녀가 유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소녀는 휴가지에 오기 전부터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등 다른 가족 친척들보다 3~19일 정도 먼저 코로나 증상이 있었습니다.
CDC 보고서는 소녀가 증상을 보이기 전 진단 검사가 이뤄져 감염됐으나 음성으로 판정되는 '위음성'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13세 소녀가 먼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다른 가족과 친척들에게 감염시켰다는 판단입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소녀의 친척 중 한 명은 입원했고, 다른 한 명은 응급실에 가야 했습니다.
CDC 보고서는 이 사례가 주는 몇 가지 교훈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어린이와 청소년은 증상이 경미할 때도 가족 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근원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코로나 전염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거리 두기입니다. 야외에서 다른 친척들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가 돌아간 이들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신속 항원 검사는 유전자증폭검사(RT-PCR)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넷째, 음성 결과가 나왔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은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간에 걸쳐 긴밀하게 접촉하는 모임에서 코로나는 잘 확산합니다. 따라서 거리 두기가 어려운 환경일 경우 모임은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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