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퇴직 후 현장 복귀한 간호사!!

2020. 3. 3. 08:10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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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간호사인데 필요한 곳에 불러주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오히려 제가 고맙죠."

 

박금환(61·여) 전 제주 보건진료소 소장은 정년퇴임 한달반만에 다시 코로나19 현장에 복귀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박 전 소장은 38년간 도내 보건소 등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말 퇴직했습니다. 이제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 사랑하는 손자를 실컷 볼 수 있다는 여유는 잠시였습니다.

코로나 청정지역이던 제주에 확진지가 잇따라 발생했고 검사 의뢰도 빗발쳐 인력 부족에 시달린 보건당국이 퇴직 간호사들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제주시는 간호와 운전 등 추가인력 9명을 현장에 투입한 데 이어 간호사협회와 퇴직공무원 등 19명을 추가로 확보해 현장 근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격리시설 관리(도 인재개발원), 검체 및 환자수송 전담인력, 보건소 선별진료소 및 감염병관리팀 등에 투입됐습니다. 박 전 소장도 이들 가운데 한명입니다.

 

박 전 소장은 약 일주일 전부터 관광객 등 타지역에 왔다가 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자들이 있는 인재개발원에 배치돼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가격리자들에게 식사와 생필품 등을 제공하고 건강상태를 매일 점검하는게 그의 주된 업무입니다. 박 전 소장은 "현장에 복귀를 요청받는 전화를 받고 흔쾌히 응했다"며 "이런 국가적 위급상황에서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소장의 굳은 의지와 달리 가족들의 걱정과 반대는 심했습니다. 그는 "이제 퇴직해서 쉬고있는데 위험할 수 있는 현장에 복귀한다고 하니 처음에는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이 먼저였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내가 쉬고있다고해서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불철주야 뛰고 있는 후배들과 국가에 보템이 돼고 싶었다. 집에 있다고 해서 편하지 않을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가족들도 박 전 팀장을 이해하고 이제는 그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박 전 소장은 "처음에 반대하던 남편이 이제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습니다. 퇴근하고 나면 남편이 고생했다고 격려해줄 때 모든 피로가 씻기는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아들과 임신 초기인 며느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는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 잠시나마 생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자가격리자들은 좁은 공간에서 14일간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답답하고 혹시나 내가 양성은 아닐까 마음을 졸인다"며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자가격리자 중 한명이 잠복기가 끝나 건강하게 인재개발원을 퇴실하게 됐다. 떠나는 사람도 그동안 자가격리자를 돌보던 박 전 소장도 함께 축하하고 기뻐했습니다. 그는 "사투를 벌이는 대구 의료진은 물론이고 제주 곳곳에도 도민과 국민을 위해 코로나와 싸우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하루빨리 사태가 완화되길 바란다"고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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