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 산소호흡기 양보하고 세상 떠난 프랑스 신부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산소호흡기를 젊은이에게 양보한 노신부가 결국 숨을 거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매체 아라베라라는 23일(현지시간) 산소호흡기 양보로 감동을 안긴 돈 주세페 베라르델리 신부(72)가 북부 베라가모의 한 병원에서 투병 중 며칠 전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베라르델리 신부는 신자들이 치유를 기원하며 그에게 선물한 산소호흡기를 사용하길 거부했습니다.

그는 이 호흡기를 자신보다 젊은 한 환자에게 양보하고 병마와 싸움을 이어가다가 끝내 숨졌습니다. 이 젊은이는 베라르델리 신부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베라르델리 신부의 시신은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마을에 안치됐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례식을 포함한 모든 행사를 금지하고 전국적인 이동 통제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주민들은 베라르델리 신부의 관이 거리에서 옮겨지는 동안 베란다에 나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베라르델리 신부의 동료 주세페 포레스티 신부는 그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산소호흡기를 거절했다면서도 "그는 분명 특별한 사람이다. 지역사회에 스스로를 헌신했다"고 가톨릭 크럭스뉴스에 말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나라입니다. 23일 기준 6077명이 이 감염증으로 숨졌습니다. 성직자들 중에서도 5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피해는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사망자 대다수는 노인들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로 집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