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임 룩 - 휠라 맨투맨부터 프라다 신발까지

2020. 3. 28. 08:23일상다반사

728x90
반응형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입은 옷이 '블레임룩(blame look)'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휠라 로고가 큼지막하게 쓰인 자주색 맨투맨 상의를 입었습니다.

블레임룩은 비난(blame)과 외모(look)를 합성한 신조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비난을 받는 사람들이 입거나

사용한 옷이나 화장품, 액세서리를 모방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비난하면서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자의 차림새를

눈여겨보는 심리를 반영한 용어입니다.

 

 

조씨는 여성에게 가학적인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박사방’, ‘n번방’의 운영자입니다. 휠라코리아는 조씨의 모습이 전파를 탄 직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이 (자사 제품을 입고) 포토라인에 섰다"며 "주 고객층인 10대와 특별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는 저희 휠라는 이번 일로 깊은 유감과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어 취재진에게 "휠라 로고를 모자이크해 줄 것을 정중히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휠라코리아의 우려와 달리 금융시장에서는 휠라의 인기가 올라갔다습니. 휠라홀딩스 주가는 25일 29.74% 급등했고 26일(10.17%), 27일(0.17%)에도 연일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투자자들이 휠라 인지도가 높아지는 블레임룩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대표적인 블레임룩은 1999년 탈주범 신창원이 검거되며 입은 무지개 티셔츠입니다.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신창원이 교도소 화장실 쇠창살을 뜯고 도주한 후 잡혔을 때 입었던 이 옷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소니’ 모조품으로 알려졌습니다.

2007년 학력 위조와 현직 장관과의 불륜 스캔들로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씨 사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가 당시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에 등장했을 때 입었던 알렉산더 맥퀸 티셔츠와 보테가 베네타 가방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습니다. 신씨의 블레임룩은 대중에게 덜 알려졌던 브랜드들의 인지도를 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높은 관심과 달리 블레임룩이 오히려 매출 하락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의 프라다 신발이 대표적입니다. 최씨는 2016년 수백 명의 취재진과 시민들을 뚫고 검찰 청사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신발 한 짝이 벗겨졌습니다. 벗겨진 신발에는 프라다 로고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백화점 매장에서의 매출은 줄었습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난을 받는 범죄자가 포토라인에서 주목을 받는 만큼 블레임룩이 소비자 인식에 따른 광고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사회적 영향력을 따라가려는 소비 본능을 자극해 모방 소비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단기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해당 업체는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