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없는' 한국이 옳았다.. 식량난 걱정은 기우

2020. 4. 13. 08:39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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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려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현상이 ‘사재기 열풍’입니다. 패닉에 빠진 각국에서는 사재기에 보존 식품이 동났다는 뉴스가 연일 들려옵니다. 현상만 본다면 식량난은 이미 코앞입니다.

 

코로나19는 정말 세계와 한국에 식량난을 가져올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우’에 불과합니다. 주식(主食)인 곡물의 생산량은 풍작 덕에 늘었고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일손이 부족한 채소 등 신선식품 생산 전선도 대체 인력 투입이라는 탈출구가 있습니다.

 

곡물 부족? 전 세계가 ‘풍년’

 

일단 곡물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쌀·잡곡·밀 등 세계 곡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460만t(2.4%) 늘어난 27억2060만t이 예상됩니다. 소비량은 27억2150만t이 예상돼 생산량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그칩니다. 올해 예상되는 곡물 재고량(8억6110만t)을 고려하면 부족분을 보완하고도 남습니다.

한국이 수입에 의존하는 밀·옥수수·대두 품목을 따로 떼어 봐도 부족 현상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되레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품목이 눈에 뜁니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대두와 옥수수는 t당 131달러, 31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거래 가격이 전월 대비 각각 12.1%, 3.2% 하락했습니다. 수입한 대두·옥수수는 대부분 축산용 사료로 쓰입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사료 부족은커녕 가격 상승 요인조차 없는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12일 “올해 전반적으로 풍작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옥수수는 에탄올 수요 급감까지 겹쳐 가격이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동집약’ 신선식품은 군인 효과

 

곡물과 달리 ‘노동집약’ 산업인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은 국가에 따라 코로나19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제한된 탓입니다. 한국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애초 농번기가 시작되는 이달까지 입국하기로 했던 계절 근로자는 1523명이었지만 1명도 입국하지 못했습니다. 일손 부족은 생산 저하, 가격 상승의 연쇄 반응을 부른다. 2014년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에서 이 현상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렇다고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 군인을 탈출구로 삼았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8일부터 농가가 가까운 군부대에 인력 지원을 요청하면 인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농가 입장에서는 일손을 채우면서도 추가 인건비 부담이 없습니다. 현지 사정에 맞는 해소 방안을 찾을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다만 곡물·신선식품 모두 원활한 수급을 유지하려면 전제가 있기는 합니다. FAO는 전 세계가 생산·유통을 아우르는 ‘식품 공급 사슬’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부 국가의 식량 수출 제한 움직임을 겨냥했습니다. FA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는 식품 무역에서 수출 금지를 포함한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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