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악어' 화석 나온 경남 진주층, 화석 많이 나오는 이유는?

2020. 6. 13. 15:03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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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사천에서 약 1억1000만년 전인 백악기에 최대 3m에 달하는 이족보행 거대악어가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상남도 진주·사천 지방에서 새로운 종류의 화석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신종 화석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현재 경상남도에 걸쳐 분포하는 진주층 지역이 백악기 당시 생태계가 풍부하고 퇴적환경이 화석 생성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백악기 이족보행 악어에 대해 연구한 김경수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백악기 당시 진주층 일대는 경사가 완만하고 얕은 호수가 넓게 펼쳐져있는 생태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화석이 등장합니다.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안연수, 김보겸, 정대교 연구진이 2013년 추계 지질 과학연합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진주층에서는 그물망 모양의 하천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등의 요인으로 하천에 흐르는 물의 양이 변하면서 모래와 같은 사질퇴적물이 이동하고 수량이 증가할때 넓고 얕게 흐르는 판상류가 생기며 퇴적물이 쌓였습니다.

발자국 화석이 유독많이 나오는 이유로 연구자들은 백악기 당시 진주층 일대의 기후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당시 건기와 우기가 분명한 기후로 추정한다"며 "우기에는 빗물이 흘러오며 흙과 같은 퇴적물을 호수로 가져오고 건기에는 호수의 수심이 얕다보니 땅이 표면으로 들어나 마르며 굳는 일이 반복돼 발자국들이 잘 보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로공사 중에 덜 마른 시멘트 위로 고양이가 지나가 발자국을 내면 굳어진 후 그대로 남는 것처럼 우기에 운반된 퇴적물이 쌓인 후 건조한 시기동안 굳어지는 과정에서 고대 생물이 발자국을 남겨 화석이 많이 남았다는 설명입니다.

화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룡의 뼈와 같은 '체화석'은 고대 생물이 땅에 묻혀 신체흔적이 남아 만들어집니다. 발자국이나 배설물이 굳은 것이 남겨지는 경우에는 살아 활동하던 흔적이라는 뜻에서 '생흔화석'이라고 부릅니다. 진주층에서는 이번 발자국 화석 같은 생흔 화석 외에 체화석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2019년 남기수 진주교대 교수와 러시아 보리작 고생물학연구소의 알렉산더 크라모브(Alexander Khramov) 선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은 경남 진주 인근에서 파리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파리 화석은 그 모양이 강남스타일 말춤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부시내토미야 강나미(Buccinatormyia gangnami)라고 이름 지었다. 이 화석의 배에는 말벌과 비슷한 4쌍의 반점이 있습니다.

백악기 초기에는 말벌의 선조격이 되는 생물이 널리 분포하지 않다는 게 기존의 연구 결과 였습니다. '강남미'의 발견으로 말벌이 기존 기록보다 더 넓게 분포했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가능성과 함께 다른 동물을 모방했을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이 외에도 뜀뛰기를 하는 캥거루쥐와 비슷한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인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 , '네오사우로이데스 이노바투스'(Neosauroides innovatus)라고 이름 붙여진 도마뱀 발자국 화석, 고대 개구리 발자국 화석 등 지구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증거들이 발견됐습니다.

이같이 고대 생물 화석이 풍부히 발견되는 진주층 일대는 고생물학적 가치가 높고 추가적인 발견이 이뤄질 수 있어 보존 가치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존 가치로 인해 지역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난해 진주층이 있는 경상남도 진주 정촌 뿌리산업단지 조성공사 부지에서 대규모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습니다. 이 지역을 현지보존할지 화석만 따로 이전시켜 보존할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지층 조사를 더 하면 추가적인 발견도 이뤄질 것이라 예상돼 고생물학자를 비롯한 진주시 시민단체들의 요구로 문화재청은 대규모 화석 발견지에 대한 현지 보존을 지난해 8월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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