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애 안 낳을래요" 딩크족 택하는 2030

2020. 6. 20. 08:12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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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각은 있어도 자녀 낳을 생각은 없어요.",

"요즘 누가 애 낳나요?"

 

3년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밝힌 직장인 A(27) 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습니다. 결혼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남자친구와 크게 다퉜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사실 결혼해도 직장에 계속 다니고픈 마음이 크기 때문에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를 들은 남자친구가 말도 안 된다며 불같이 화를 내더라"라며 "너무 중요한 문제라 남자친구와 헤어질 각오까지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20~30대 미혼 남녀 사이에서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며 육아계획이 없는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들이 자녀를 낳지 않는 원인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이 경제적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돈은 빠지지 않는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직장인 3명 중 1명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5일 사람인이 자녀가 없는 2030 직장인 7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7%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57.9% 복수응답), '육아의 경제적인 부담'(52.9%), '일과 병행이 어려워서'(41.3%), '아이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어서'(34.6%) 등을 꼽았습니다.

결혼 이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인식은 2030뿐 아니라 10대 청소년에게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0대(13~19세)는 절반이 넘는 53.6%가 '자녀가 필요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까지 1.17명(가임여성 1명당 출산아 수)이던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 지난해 0.92명대로 떨어졌습니다.

연령대별 출산율은 30대 이하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습니다. 20대 후반(25~29세) 여성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5.3명이나 줄었습니다. 2000년만 해도 해당 연령대 여성 1000명당 출산인구는 150.3명에 달했으나, 20년도 채 되지 않아 4분의 1로 줄어든 것입니다.

젊은 세대들의 이같은 인식의 배경에는 경제적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육아에 드는 비용이 현재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일과 육아의 병행이 어려운 환경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20대 직장인 B 씨는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며 살고 있는데 애를 낳으라니 말도 안 된다"라면서 "또 애를 낳으면 직장도 쉬어야 할 것이고 이를 봐줄 회사도 많지 않다. 요즘 시대에 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면서 사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출산, 육아 관련 정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왔지만, 오히려 제도를 이용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인권위원회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상시근로자 100인 이하 사업장에 근무하는 임신, 출산 경험이 있는 (또는 배우자가 임신, 출산 경험이 있는) 임금근로자 800명을 대상으로 '임신, 출산, 육아휴직차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출산휴가를 사용한 여성 245명 중 171명(69.8%)이 배치 및 승진에서, 173명(70.6%)이 보상 및 평가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임신, 출산으로 인해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응답한 여성 180명 중 134명(74.4%)이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하였으며, 전체 응답자 800명 중 549명(68.6%)이 출산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시 차별을 받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는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육아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에는 개인주의가 강해 개인 생활을 즐기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자기 생활을 즐기는 비용이 있는데 아이까지 낳게 되면 감당할 수 없게 된다"라면서 "아이에게 비용이나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곽 교수는 정부가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는 "자녀를 낳더라도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는 문제가 남는다. 이는 정부에서 제도 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에서 획기적인 대책 나오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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