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할머니의 코로나19 극복기 - 비우니채워지더라
"냉동실 발가벗고 나니 은행 갈 일 별로 없고 한 달 생활비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부자 된 기분이다. (중략) 혼자 즐기는 법도 배우고 각자 위생을 챙기면서 희망을 가지면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박영자 할머니(74)가 지난 6일 휴대전화로 글쓰기 모임 지인들에게 보낸 '비우니 채워지더라'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타고 기자에게도 전해진 글은 삶의 지혜를 나눠줄 노년의 재치와 해학이 문장마다 넘쳐 흐릅니다. 생활의 미학이랄까? 한데 찬찬히 읽다보면 군데군데 시선이 멈춰서게됩니다. '어쩌다 운동 나가면 모자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거지같이 나가도 누가 날 알아볼 리도 없고 부끄럽지도 않다.' 글이 건너온 경로를 거꾸로 물어물어 보니 박 할머니 사는 곳이 대구 중구라 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20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