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방역망에 부산 'n차 감염' 불안감 확산

2020. 6. 24. 11:42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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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항에 입항해 하역 작업을 하던 러시아 선원 1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이 하선을 하지 않는 선원이란 이유로 승선 검역이 아닌 간소화 된 ‘전자 검역’ 절차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들은 방역당국의 허술한 방역에 대한 비판과 함께 ‘n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 승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같은 선사인 또 다른 선박의 승선원 1명도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오면서, 이날 오전 기준 감천항 러시아 선박 관련 확진 승선원은 1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이들 모두 하선을 하지 않는 선원이란 이유로 배에 직접 승선해 검역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닌 간소화 된 ‘전자 검역’ 과정을 거쳤단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간 항공편에 집중된 방역 절차에 비해 항운·항만의 방역 절차는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들과 접촉한 인원이 이날 오전 현재 176명으로 집계되면서, 추가적인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 같은 소식에 방역 당국에 대한 비판과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장모(61)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러시아는 이미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됐는데 배가 왔을 때 승선 검역과 방역 작업을 확실히 하지 못한 부산시와 방역당국이 잘못했다”며 “지금 운영하는 편의점에도 감천항에서 들어온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데, 엊그제 온 러시아인도 마스크를 안 해서 지금 많이 불안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지역 시민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9)씨도 “예전부터 해외 입국자 막아달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결국 또 해외 입국자에게서 집단 감염이 나왔다”며 “백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 뭐하나. 결국 해외 입국자랑 허술한 방역 때문에 다시 집단 감염이 생겼는데”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대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수준이어서 아쉬움을 낳고 있습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최근 유럽 전체 대륙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의 거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위험국으로 인해서 전자 검역이 아닌 승선 검역을 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 이란, 이탈리아 3개국이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러시아도 승선 검역의 대상으로 포함해서 관리하는 것으로 적극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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