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1. 16:49ㆍ일상다반사
"육회랑 연어를 파는 집인데 연어가 거의 다 떨어졌어요."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육회·연어 전문점.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연어 수급에 어려움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하늘길이 막혀 노르웨이산 연어까지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A씨는 "납품해주는 쪽에서 아직 가격을 올린 건 아니다"라면서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주일에 두 번은 받았었는데 이번 주는 사정해서 겨우 한 번"이라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해상길에 이어 하늘길까지 막히면서 수산물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수산물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산이 대부분인 연어까지 물량 수급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1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3월 1주(2월 28일~3월 5일)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연어 1kg의 가격은 1만31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 2주 차까지만 하더라도 1만1700원에 이르던 가격이 12%가량 상승한 것. 전년 동기(1만1400원)보다는 15% 가까이 올랐습니다.
대형마트나 소매점 중심으로는 가격이 더 비싼 분위기입니다. 이들 매장은 대개 연어 1kg당 가격이 2만5000원 내외인데 일부 매장의 경우 2만9000원을 받거나, 3만원 이상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산물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오는 연어는 90% 이상이 노르웨이산입니다. 러시아산이 아님에도 수급이 어려워지고 가격이 오르는 까닭은 러시아 하늘이 막혀 항공기가 우회하는 만큼 운임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확산 후 위축됐던 수요가 최근 현지에서 회복되고 있는 점도 있습니다.
당장 범국가적으로 수급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나, 일식집 등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어회·초밥 전문점 등에서는 누적된 팬데믹 여파에 식자재 수급난까지 더해진 셈이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연어 전문점 사장은 "공급처를 (안정적인 곳으로) 바꾸려 알아보고는 있다. 지난달부터 좀 비싸졌다"며 "대형마트는 재고가 넉넉한 편이라 급한 대로 마트에서 수급해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연어를 접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20대 소비자는 "연어 초밥이 먹고 싶어 친구들과 초밥집에 갔는데 연어 초밥을 파는 곳이 없었다. 수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다른 가게를 가봐도 마찬가지여서 세 번째로 방문한 곳에서 그냥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식품업계와 자영업자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수급난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원부자잿값이 많이 올라서 기업도, 소상공인도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O "프랑스·네덜란드 등서 '델타크론' 확인..우려할 수준아냐" (0) | 2022.03.12 |
---|---|
"싼 주유소 찾아서"..울산 휘발윳값 L당 1900원대에 운전자 '한숨' (0) | 2022.03.11 |
3월 10일 부터 해외입국·감염취약시설·군 장병 PCR 검사 횟수 감축 (2) | 2022.03.10 |
XR·메타버스·AI·딥휴먼 대선 개표방송도 '초박빙' (0) | 2022.03.08 |
국힘 특보가 '전라도인'에 한 말..."똥꾸녘, 거렁뱅이, 비천" (0) | 2022.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