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영양제와 '홈쇼핑' 영양제 차이점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분들이 면역력 강화, 피로회복, 골다공증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는 광고나 입소문을 듣고 영양제를 구입, 복용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종류의 영양제여도 식품 또는 약으로 구분된다는 사실.

영양제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종류가 매우 많다. 제품 라벨을 살펴보면 하단에 조그맣게 '일반의약품'이라고 쓰여 있다. 그렇다면 비타민 제품은 전부 일반의약품일까?

그렇지 않다. 어떤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비타민뿐만 아니라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크게 미네랄로 분류되는 영양제들도 일반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다. 

약국 외 마트‧홈쇼핑 등 구입 제품은 '건기식'

영양제는 약국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일반의약품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구입처다. 약국을 제외한 인터넷, 홈쇼핑, 이마트, H&B(헬스앤뷰티) 등에서 구입한 영양제는 100% 건강기능식품이다. 

일반의약품은 말 그대로 '약'이기 때문에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은 약국 내에서도 계산대 직원은 판매가 불가능하고 오직 약사만 판매할 수 있다. 만약 약사가 아닌 일반직원이 일반의약품을 판매했다면 이는 약사법상 불법에 해당한다. 다만 약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도 판매할 수 있다. 영양제를 약국에서 구입했다면 일반의약품일수도, 건강기능식품일수도 있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의 접근성이 더 좋다보니 시장규모도 크다. 실제로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지난 2019년 4조6000억원대에서 지난해 4조9000억원대로 약 6.6% 성장했다.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등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회사나 별도의 브랜드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이유이다. 

일반약-건기식, 허가기준에 따라 분류

똑같은 비타민 또는 미네랄 성분인데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허가 기준 때문이다.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적인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보건당국의 까다로운 허가절차를 거쳐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영양제는 임상적 근거에 따른 질병 예방 등 효능‧효과를 기재할 수 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제품이다. 기능성 원료는 원재료를 그대로 가공하거나 가공한 원료 추출물, 정제‧합성‧복합물 등을 말한다. 또 건강기능식품은 함유된 원료명만 기재돼 있지만 일반의약품의 경우 어떤 성분이 몇 밀리그램이 들어있는지 상세하게 적혀있다.

건기식, 광고에 '예방‧완화' 등 표현 금지

똑같은 비타민 영양제여도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은 광고에서 표현할 수 있는 범위에 차이가 있다. 일반의약품은 질병 예방과 증상 완화 및 개선 등의 직접적인 표현을 쓸 수 있지만, 건강기능식품은 필요, 도움 등의 정보만을 제공할 수 있다. 

종합비타민을 예로 들면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구내염 완화, 구루병 예방, 피로회복 효과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고 광고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타민A가 들어있다거나, 제품에 포함된 비타민B가 체내 에너지 형성에 필요하다는 식의 '도움‧필요'와 같은 간접적인 표현만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건강기능식품과 건강 및 일반식품을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크릴오일'은 일반의약품도, 건강기능식품도 아니다. 당시 크릴오일 제품 광고에 항산화와 혈행관리 등의 광고를 냈다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제제를 받았다.

크릴오일에는 인지질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인지질 성분이 항산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크릴오일이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처럼 과대광고를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크릴오일은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이 아닌 '일반식품'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서 인증한 마크가 표시돼 있다.